왜 토론을 할까? 단순히 토론이 재미있어서 혹은 토론을 잘한다는 것을 남들 앞에서 과시하고 싶어 토론을 하는것일까? 토론은 궁극적으로 보다 많은 사람의 지지를 얻어 함께 성공적으로 일을 추진하기 위해 해야한다.
말로만 끝나는 토론은 의미가 없다. 예를 들어 가족들과 ‘여름휴가를 어디로 갈 것인가’를 놓고 토론을 했다고 가정해보자. 골프를 좋아하는 아빠는 동남아 여행을 제안했다. 건강을 중요시하는 엄마는 깊은 산속의 호젓한 휴양림에 가자는 의견을 내놓았다. 큰아들은 엄마, 아빠의 제안이 모두 마음에 들지 않는다.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가는것도 좋지만 게임을 좋아하는 큰아들은 장소는 어디라도 상관없지만 꼭 컴퓨터 시설이 갖춰진 곳이라야 한다며 고집을 피웠다. 막내딸은 바다에서 파도타기를 하고, 회도 실컷 먹고 싶다며 바다로 여행을 가자고 주장했다.
가족들은 제각각 나름대로의 논리를 바탕으로 다른 가족들을 설득했다. 이때 토론을 하는 목적은 합의점을 찾아 즐겁게 휴가를 떠나는 것이다. 그런데 한참을 격렬하게 토론해도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아 아무데도 휴가를 가지 못했다면 그 토론은 하나마나한 토론이 되어 버린다.
토론의 지향점은 실천이다. 일이 진행되도록 할 때 토론은 비로소 가치를 발한다. 토론보다 더 중요한 것이 일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일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일만 생각한다면 토론을 하지 않거나 토론으로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더라도 엄마나 아빠가 강제적으로 장소를 정해 휴가를 떠날 수도 있다. 그것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 진심으로 동의하지 않은 다른 가족들은 잔뜩 마음이 상한채로 휴가를 갈 것이고, 그렇게 강압적으로 떠난 휴가가 즐거울 리 없다. 강압적으로 일을 추진한 사람도 다른 사람들이 지지를 해주지 않고 뿌루퉁한 얼굴로 마지못해 휴가를 간다면 마음이 상할 수 밖에 없다.
일보다 사람이 더 중요하다. 즉 실천으로 연결되지 않는 토론이 의미가 없듯이 일을 추진하는 대신 사람을 잃는다면 차라리 일을 포기하는 것이 낫다. 그만큼 토론에서는 관계를 중요시한다.
관계는 어느 한쪽의 노력만으로는 형성될 수 없다. 모두가 함계 노력해야 한다. 토론을 할 때 상대방의 마음을 상하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자신의 논리로 상대방을 설득해야 한다. 또한 토론으로 얻은 결론이 설령 자기의 생각과 차이가 있더라도 이를 수용하고 함계 실천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아리들에게 토론을 가르칠 때 제일 먼저 알려주어야 할 것이 이런자세가 아닐까?